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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키의 여정

헬로프레시, 라이브핏 | 캐나다 키토 밀키트 후기

by 달토키 2023. 2. 9.

 

차 없는 뚜벅이에게 장을 본다는 것은 쉬는 날에도 일을 하는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든다.
비록 7분 거리에 있는 마켓일지언정 무거운 백팩을 멘 채 양손 가득 봉지를 들고 집까지 걸어간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엔 작은 카트를 샀지만 그 또한 많은 양을 담아내고 나면 끌기가 꽤 힘들다.

특히 집 가는 길이 오르막길이라면 운동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힘들게 집에 도착하고 나면 이제 장 본 것을 정리하고 요리를 해야 한다.

나름 건강을 신경 쓰겠다고 인스턴트를 자제하고 음식다운 음식을 만들고자 도전하지만

요리를 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재료 손질만 한 시간이 걸린다.

 

이런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던 밀키트는 엄청난 편리함을 주었다.

그리하여 오늘은 내가 이용했었던 2가지 업체의 후기를 작성해 보았다.

 

헬로 프레시 (Hello Fresh)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밀키트 업체 중 하나인 헬로 프레시는 독일 베를린에서 만들어진 업체라고 한다. 
원하는 음식을 고르면 그 음식에 필요한 재료들과 레시피를 배달해 주는 형식이다. 헬로 프레시의 장점이라고 하면 배달 날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처음 지정해 놓은 배달날짜가 너무 가까워졌을 때는 당연히 바꿀 수 없다. 그리고 혹시라도 여행을 가게 되거나 잠시 배송을 받고 싶지 않다면 얼마든지 스킵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장점은 사람들의 식성에 맞는 음식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선택했던 Carb Smart란 옵션은 한 끼당 탄수화물이 50g이 넘어가지 않는 음식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저탄고지를 시작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받던 부분이 뭘 먹고살아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힘들었는데 이런 옵션이 있어주어 나의 수고를 덜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외의 옵션으로는 Meat & Veggies, Family Friendly, Vegetarian, Quick & Easy, Pescatarian(해산물과 야채)이 있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점은 딱 필요한 만큼의 재료가 포장되어 온다는 것이다. 낭비할 것 없이 오는 걸 다 써버리니 냉장고에 재료가 쌓이는 일이 없다. 직접 해 먹을 땐 소스를 사놓고는 한두 번 해 먹고 몇 개월간 방치하기 일쑤였는데 헬로 프레시를 이용하는 동안엔 그런 낭비가 전혀 없었다. 

 

이렇게 편리하고 간편했지만 그럼에도 단점은 존재했다. 첫 번째는 요리의 대부분이 외국 음식이어서 입맛에 안 맞을 때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내가 Carb Smart 식단을 하여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식은 전혀 안보였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던 기회가 되었지만 어쩔 땐 수고스럽게 만든 음식이 맛이 없어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했다. 두 번째는 생각보다 만들기 번거롭다는 점이다. 재료를 갖다주고 소포장까지 해줬는데도 꽤나 음식 만들기가 번거롭다. 내가 Quick & Easy라는 식단을 선택했다면 쉬웠겠지만 탄수화물에 적게 먹기 위해서 끝까지 식단을 바꾸지 않았었다. 특히 외국 음식 특성상 정말 대부분의 음식을 오븐을 사용해서 만들었어야 했는데 미리 예열하고 중간에 뒤집고 어쩌고 하면 정말 할 일이 많았다. 2인분치 요리하는데 설거지거리가 어찌나 많이 나오던지. 이 두 번째 이유가 내가 결정적으로 헬로프레시를 그만 이용하게 만든 원인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헬로 프레시의 마지막 단점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생각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대부분의 고기가 퍽퍽한 부위라는 점이다. 나는 기름진 고기의 부위를 사랑한다. 나는 치킨 닭가슴살, 비계 없는 돼지고기 같은 밋밋한 고기를 싫어하는데 헬로프레시에서 보내주는 대부분의 고기가 이런 부위였다. 글을 쓰면서 다시 헬로 프레시를 이용할까 했는데 단점들을 쓰고 나니 그 마음이 싹 사라졌다. 

 

라이브핏 (LiveFit)

밀키트 유목민처럼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나에게 딱 맞는 밀키트 업체를 찾았는데 그게 바로 라이브핏이었다. 

내가 원하는 저탄고지 식사가 있고 음식이 이미 만들어져 있어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초간단 밀키트를 제공한다. 처음 2~3주는 식단에 있는 음식들을 다 시켜보면서 내 취향인 음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문제는 종류가 많지 않았다는 거였는데 그러다 보니 금세 질렸다. 그리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한 끼당 13불에 육박하였는데 지금 찾아보니까 14불로 올랐다. 사실 맛도 몇 가지 음식 제외하면 그다지 그랬는데 양까지 적으니 먹고 돌아서면 배고팠다. 여러모로 가성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금방 플랜을 취소하였다. 사실 키토식 이외에도 다양한 건강 식단이 나누어져 있는데 한 번도 안 시켜보았다. 아마 내가 식단에 구애받지 않고 돈이 많았다면 꾸준히 시켰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귀찮아도 직접 해 먹는 게 맞다는 걸 밀키트를 시켜보고 느꼈다. 가끔 진짜 체력적으로 지치거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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